에게 영원회귀의 바다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스다 신타로 사진 / 청어람미디어
나의 점수 : ★★★★★

2006년 8월 21일 월요일
잠시 학교에 들러서 학회 서버를 고치고 나서 교보문고에 들렸다.
요즘따라 몸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집에 푹 쉴려고 집으로 가려고 했다.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열차를 타고 ... 충정로역에 도착하였다. 내려서 5호선 상일동 방향 열차를 갈아탔다.

그런데 광화문역에 다다르자 갑자기 책이 읽고 싶어진 것이였다.
나 같은 사람은 영상세대라 활자로 된 것들(책, 잡지, 신문)등은 별로 보질 않는데 오늘따라 활자에 중독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로 집으로 가는 열차에서 내려 광화문 역에 내렸다.

광화문역에서 내려 교보문고로 직행.

마구잡이로 표지보고 읽다가 흥미 없으면 책장을 접고를 책을 선반에 놓고 여러차레 연거푸 진행.

서가에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았습니다. 에게 영원회귀의 바다.

앞의 서장은 엄창나게 깁니다. 사진들을 많이 보여주고 부연설명을 해주는데 부연설명만 해주면 책 한페이지로 족할 것을 사진으로 일일히 설명해가면서 적으니 80페이지 정도(?)를 잡아 먹은 것 같습니다.

본장은 글과 함께 사진이 간간히 나옵니다. 사진들이 다 직접 가보고 싶다고 느껴질정도로 생생합니다. 사진전문기자분이 찍어서인지 사진들이 80년대에 찍은 사진이라고 믿기질 않을 정도로 시대를 느낄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책은 다치바나 다카시라는 일본의 최고 지의 거장이 써서 그런지 인문학, 자연과학, 철학을 넘나들며 설명합니다. 정말 글쓴이의 내공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책 보면서 느낍니다. 읽을때 마다 신화를 읽은 듯한 금방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라는 작가가 어마어마한 책들을 써서 독자들을 기죽게 만드는 것과 다르게요.

여행기로 착각하기 쉬운데 여행기 보다는 그리스 및 소아시아 지역의 유적을 둘러보면서 작가가 느낀 것들을 적은 것입니다. 그리스, 소아시아, 터기 여행가시는 분들은 여행기로 알고 사다간 큰코 다칩니다.
(※ 아토스 섬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스정교 수도사들의 수도원들이 밀집한 곳으로 그리스영토이면서 자치를 행사하는 곳으로 암컷은 물론 여자는 출입금지라는 곳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밤이 너무 깊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낮이였다면 독후감까지 남길수 있었는데 ㅠ_ㅠ)

출판사 서평과 책 목차를 아래에 올립니다.
출판사서평

원 래는 여행 후 바로 단행본화될 예정이었으나, 실제 여행이 있은 후 20여 년이 지난 2004년 책이 나오게 된다. 그 배경에는 다치바나 다카시가 1974년 다나카 수상의 범법행위를 고발하는 기사 「다나카 가쿠에이 연구」를 《문예춘추》에 기고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록히드재판이 그즈음 끝날 줄 알았으나, 다나카 측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저자가 록히드재판 관련 작업으로 인해 더욱 바빠지게 된 사정이 있었다(결국 재판은 1986년까지 이어졌다). 거의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 단행본으로 정리할 시간을 제대로 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이후 여러...
[ 출판사 서평 더보기 ]
원 래는 여행 후 바로 단행본화될 예정이었으나, 실제 여행이 있은 후 20여 년이 지난 2004년 책이 나오게 된다. 그 배경에는 다치바나 다카시가 1974년 다나카 수상의 범법행위를 고발하는 기사 「다나카 가쿠에이 연구」를 《문예춘추》에 기고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록히드재판이 그즈음 끝날 줄 알았으나, 다나카 측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저자가 록히드재판 관련 작업으로 인해 더욱 바빠지게 된 사정이 있었다(결국 재판은 1986년까지 이어졌다). 거의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 단행본으로 정리할 시간을 제대로 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이후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나오게 된 이 책은 그 당시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고자 20년에 걸쳐 만든 책인 셈이다.

저자는 1972년 에페소스에서 아르테미스 신상을 만나며 느꼈던 충격과 아름다움을 잊지 못해 10년이 지난 1982년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 에게 해를 둘러싼 그리스와 터키 지역에는 그리스 신들의 유적과 유럽에 최초로 기독교를 전파한 바울이 유대종교에서 세계종교로 향하는 첫 걸음을 내디뎠던 필리피 유적, 그리스 안에서 기독교의 거점으로 바울과 성모마리아가 죽은 에페소스 유적 등이 있다. 저자는 이곳들을 둘러보며 그리스신화의 신들과 기독교의 신이 어떻게 자신들의 모습을 바꾸어갔는지 주목한다.
이곳의 그리스 신들은 예전에 각 지방에 내려오던 고대 민족종교의 신들을 받아들이면서 성립된 것이다. 이후 그리스가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게 되자 로마의 신들과 그리스의 신들 사이에서, 제우스는 실은 주피터였고, 아프로디테는 실은 비너스였다는 식으로 비슷한 신들을 ‘실은’이란 말로 묶어서 전부 같은 신으로 만들어버렸다. 신들을 동일시해서 문화적 동화를 꾀한 것이다. 그때까지 별개의 것이었던 그리스신화와 로마신화는 그 후 ‘그리스로마 신화’라는 하나의 신화로 묶이게 되었다.
하지만 티베리우스 황제 시절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채택하면서 황제의 명으로 이교 신전이 파괴되고, 신상도 우상이라고 하여 파괴되었다. 파괴되지 않은 신전은 기독교 교회로 전용되었다.
결국 이곳에서 신들은 이름만을 바꾸어 살아남았다. 아시아의 지모신地母神 신앙이 그리스의 아르테미스 신앙으로 둔갑하고, 더 나아가 기독교의 마리아 신앙으로 모습을 바꾸어갔던 것이다.


에게, 묵시록이 지배하는 땅
저자는 그리스 파묵칼레(고대명 히에라폴리스)에서 죽은 자들을 넣어둔 거대한 석관인 사르코파구스 1,200기가 늘어서 있는 ‘죽음의 도시’인 네크로폴리스를 찾아다닌다. 네크로폴리스는 지상 세계에 돌출한 명계요 어둠의 세계였다. 그리스인의 세계관에서 명계는 지상의 현세보다 뛰어나면 뛰어났지 못하지 않은 폭과 의미(인간의 어둠의 부분을 지배하는 어둠의 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자 고대종교의 신전을 폐쇄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신전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신전이 파괴됨과 동시에 그리스 신들에 의해 지탱되었던 세계의 관념적인 구조도 무너져 자취를 감추었다.
묵시록적인 세계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 파묵칼레 근처에 있는 라오디케아 유적은 그러한 묵시록적인 세계를 대표한다. 이곳은 「요한묵시록」의 일곱 수신자 중의 하나였던 교회가 있던 곳으로 유명한데, 묵시록에서 “신의 입에서 뱉어진다”는 저주를 받은 탓인지 494년 무서운 대지진이 이 땅을 엄습하여 멸망하고 말았다.
묵시록 전편을 관통하는 것은 세상이 점점 악화 일로를 걷는다는 확신이다. 세상은 좋아지고 있다는 진보의 관념 따위는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세상이 나빠지기만 하므로 당연히 종말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사람은 그대로 올바른 일을 하게 하고 거룩한 사람은 그대로 거룩한 사람이 되게 하여라.”
수도원의 발상은 여기에 그 출발점이 있다. 세상의 불의한 자, 더러운 자는 그대로 내버려두고 자기들만은 그런 악의 세계를 떠나 의롭고 성스러운 생활을 계속해나가겠다는 발상이다. 이러한 발상이 아토스 수도원공화국의 존립 근거가 되는 것이다. 수도사들만 살고 여자들은 발도 들여놓을 수 없는 신의 땅, 그리스 헌법에서도 완전한 자치를 보장받고 있는 이곳을 여행하며 저자는 묵시록의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역사는 영원회귀한다
저자는 밀레투스 유적에서도 이러한 종말론적인 멸망 이후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란 명제로 철학의 시조가 된 탈레스가 살았고, 막강한 해상통상국가로서 지중해 세계에 군림한 밀레투스에서 만난 황량한 풍경은 그 옛날 세계대전에 패하여 멸망한 옛 강대국이 적국에 철저히 유린되고 파괴당한 황폐한 흔적이었던 것이다.
이곳에서 저자는 이미 완전히 망각해버린 까마득한 옛날부터 세계대전은 여러 차례 있었으며, 그때마다 당대의 강대국이 멸망하여 번영과 영화의 흔적이 무로 돌아가버리기를 반복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리고 저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 기술된 것도 역사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그 너머에는 정신이 아뜩해질 만큼 광대한 역사가 기술되지 않은 채 가로누워 있으며 기록되지 않은 역사, 누구의 기억에도 남아 있지 않은 역사야말로 가장 정통한 역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목차


서장
에게, 영원회귀의 바다

서문

제1장
성산 아토스를 찾아서

제2장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제3장
성聖스러운 신과 성性스러운 신

제4장
네크로폴리스와 묵시록

종장
종말 이후의 세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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